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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파운드리 서울] 이건 프란츠 Not Enough Words 2021.10.7 - 12.19

 

파운드리 서울에서 개최한 이건 프란츠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을 소개할까 합니다. 소개에 앞서 파운드리 서울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파운드리 서울'은 부산의 파이프 제조기업 태광의 자회사입니다. 전시를 개최하며 작품 소개부터 판매까지 하는 상업 갤러리로, 한강진역과 이태원역을 잇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위치가 위치인 만큼 확실히 소개하는 작품들이 영하고 실험적인 편인 것 같습니다.

 

 

FOUNDRY SEOUL

Egan Frants 이건 프란츠, Not Enough Words

2021.10.7 - 12.19

 

 

 

이건 프란츠(Egan Frants)는 미적으로 그리고 미학적으로 도전적인 과제를 던지는 동시대의 작가입니다. 언어의 틀 안에서 다 담아낼 수 없는 현상의 본질을 포착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탐구해왔다고 합니다. 전시는 지하 1층의 1전시실에서 작가의 조각과 설치, 그리고 퍼포먼스적 요소가 부각되는 평면 작업이 소개되며, 지하 2층의 2전시실에서는 이건 프란츠가 최근 수년간 몰두하고 있는 추상 회화가 집중적으로 소개됩니다.

 

 

 

 

이건 프란츠 Egan Frants

문학, 철학사, 예술사를 깊이 공부한 뉴욕 베이스 작가로, 건축과 음악 등 넓은 영역의 학문을 토대로 개념적인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뉴욕, LA, 유럽의 유명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해외 주요 아트페어뿐만 아니라, 신진 작가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Art Basel Statement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매체와 재료, 기법을 아우르는 작품을 통해 인상깊은 문학 작품들 그리고 다다이즘의 기획처럼 언어가 미처 다 담아내지 못하는 현상의 본질을 포착하여 이를 시각 매체로 표현해 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유쾌한 면을 발견할 수 있었던 작품. 밑 색을 한 가지 색으로 칠한 후 일상에서 모은 영수증을 직접 만든 레이저 컷팅기로 각인하고, 이 과정에서 우연히 발생하는 형상을 제목으로 삼은 모노크롬 회화입니다. 이는 미술사, 언어학, 대중문화, 일상적 활동을 아우르는 작가의 폭넓은 지식과 두터운 사유를 반영했다고 합니다. 

 

 

 

이건 프란츠가 회화를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고 그리기 시작한 추상 회화입니다. 작가는 배경과 전경, 컬러와 형태가 맞부딪히며 긴장감 있게 공존하는 화면을 구성합니다. 그는 설치까지 다양한 매체적 요소를 아우를 수 있는 방법이자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표현 방식이 회화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이후,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활용한 모노크롬의 회화를 거쳐 기하학적인 패턴의 바탕과 밝고 다양한 컬러를 특징으로 하는 대형 추상 회화로 변모해 왔습니다.

 

 

180x240cm 크기의 신작 8점과 1점의 근작.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 채워진 9점의 작품들은 화면을 더욱 다층적이고 복합적으로 만드는 새로운 요소가 대거 등장합니다. 이건 프란츠는 피아노 소리와 같은 다른 감각들을 시각적인 그림으로 표현하거나, 의미를 알 수 없는 기호를 크게 그려 넣는 등 언어와 기호에 대해 관객들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감각을 자극하고 적극적으로 비트는 제스처를 보여줍니다. 

 

 

 

이번 전시는 이건 프란츠의 작품 세계의 변화를 연대기적으로 보여주는 한편, 공간의 배치를 통하여 변화의 기저에서 반복되고 변주되는 규칙이나 모티프를 암시하도록 구성되어 그의 작품 시계를 관객들에게 보다 입체적으로 전달합니다. 

 

이 모든 일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다 알지 못하며,
다만 회화가 우리를 데려가는 곳으로 따라갈 뿐이다. - Egan Frants